프차랭킹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공고를 매월 수집합니다. 이 글은 2020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의 등록취소 8,396건, 그중 2026년 1~7월 1,321건을 전수 집계한 분석입니다. 1편([2026년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 805개 분석])에서 '들어오는 쪽'을 봤다면, 이번엔 '나가는 쪽'입니다.
| 연도 | 신규등록 | 등록취소 | 순증감 |
|---|---|---|---|
| 2022 | 1,284 | 1,154 | +130 |
| 2023 | 1,926 | 1,817 | +109 |
| 2024 | 1,754 | 1,067 | +687 |
| 2025 | 1,556 | 1,607 | -51 |
| 2026 (1~7월) | 805 | 1,321 | -516 |
2025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등록취소가 신규등록을 앞질렀습니다. 근소한 역전이라 그때는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6년엔 7개월 만에 격차가 516개로 벌어졌습니다. 새 브랜드 1개가 들어오는 동안 1.6개가 나가고 있습니다.
이 수치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금 브랜드 총량이 줄어드는 수축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시장에 남은 브랜드끼리 파이를 나누는 게임에서, 파이 자체가 아니라 '플레이어 수'가 구조조정되는 게임으로 바뀐 겁니다.
퇴장의 방식도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취소 1,321건 중 자진취소가 1,007건, 직권취소(공정위가 강제로 등록을 말소)가 314건입니다. 직권취소는 연환산 약 540건 페이스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갱신 서류조차 내지 않는 부실 본사가 그만큼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월별 취소 건수를 4년치 겹쳐 보면 이상한 패턴이 보입니다.
| 3월 | 4월 | 5월 | |
|---|---|---|---|
| 2023 | 241 | 588 | 289 |
| 2024 | 32 | 225 | 107 |
| 2025 | 109 | 610 | 99 |
| 2026 | 65 | 565 | 198 |
매년 4월에만 취소가 폭증합니다. 2026년 4월 565건은 그 달 신규등록(92건)의 6배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 565건 중 559건이 자진취소입니다.
왜 4월일까요. 정보공개서는 매년 재무제표 등이 확정된 뒤 정기 변경등록을 해야 하는데, 12월 결산 법인 기준으로 그 마감이 4월 말에 몰립니다. 즉 4월의 무더기 자진취소는 "갱신 서류를 내느니 등록을 접겠다"는 본사들의 연례 행사로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사업을 사실상 접은 지는 오래됐고, 서류상 사망 신고만 4월에 몰리는 셈입니다.
예비창업자에게 실전적인 함의가 하나 나옵니다. 어떤 브랜드의 정보공개서가 '등록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본사가 살아 있다는 보장이 안 됩니다. 4월이 지나야 그 해의 생존 명단이 정리됩니다.
등록취소된 브랜드의 등록번호에는 등록 연도가 박혀 있습니다. 이걸로 8,396개 취소 브랜드의 '수명'을 계산했습니다.
| 등록 후 경과 | 비중(누적) |
|---|---|
| 1년 이내 | 23.9% |
| 2년 이내 | 48.5% |
| 3년 이내 | 63.3% |
| 5년 이내 | 84.4% |
| 10년 이내 | 96.5% |
등록이 취소된 브랜드의 절반이 등록 2년 안에 사라졌습니다. 3년 안에 사라진 비율은 63%입니다. 등록한 그 해에 취소된 브랜드도 490개(5.8%)나 됩니다 — 정보공개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접은 겁니다.
2026년 취소분만 따로 보면 최빈값이 '5년차'(315건)인데, 이는 2021년 등록 의무화 때 무더기로 등록됐던 코호트가 지금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착시에 가깝습니다. 그걸 걷어내면 이번에도 2~3년차 취소가 주력입니다.
가맹 계약은 통상 2~3년 단위입니다. 브랜드의 절반이 그 한 사이클 안에 사라진다는 건, 첫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본사가 먼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취소된 브랜드명을 신규등록과 같은 방식(1,000건당 등장 횟수)으로 집계했습니다.
| 키워드 | 2024 취소 | 2025 취소 | 2026 취소 | 신호 |
|---|---|---|---|---|
| 커피 | 28.1 | 23.0 | 39.4 | 취소 급등 + 신규 3년 연속 감소 |
| 치킨 | 25.3 | 23.6 | 25.7 | 취소 고공 유지 + 신규 감소 |
| 갈비 | 26.2 | 23.6 | 22.7 | 신규도 취소도 최상위권 |
| 국수 | 7.5 | 12.4 | 19.7 | 신규 1위 키워드인데 취소도 급등 |
| 피자 | 13.1 | 16.2 | 17.4 | 취소 상승 |
| 떡볶이 | 19.7 | 11.2 | 13.6 | 취소 우위 지속 |
| 곱창 | 5.6 | 9.3 | 12.1 | 취소 상승 |
| 마라 | 15.0 | 6.8 | 9.8 | 정리 마무리 국면 |
| 샤브 | 0.9 | 1.2 | 7.6 | 갑자기 취소 급등 |
| 만두 | 1.9 | 1.2 | 6.1 | 취소 상승 |
| 막창 | 4.7 | 3.1 | 0.0 | 2026년 취소 전무 |
이 두 데이터를 겹쳐야 비로소 업종의 진짜 상태가 보입니다. 2026년 기준입니다.
① 들어오고, 안 나간다 (순증 — 지금 실제로 크는 자리) 막창(신규 9.9 / 취소 0), 숯불(13.7 / 6.1), 혼술(7.5 / 0), 김치찜(14.9 / 8.3), 국밥(17.4 / 9.1)
② 들어오는데, 그만큼 나간다 (고회전 레드오션) 국수·칼국수(24.8 / 19.7), 갈비(23.6 / 22.7) — 신규 1위인 국수가 여기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문이 크게 열려 있지만 회전문입니다. 들어가기 쉬운 만큼 나오기도 쉽습니다.
③ 안 들어오는데, 나간다 (수축 — 총량 감소 진행 중) 커피(16.1 / 39.4), 치킨(13.7 / 25.7), 피자(9.9 / 17.4), 샤브(-, / 7.6) — 커피는 취소가 신규의 2.4배입니다. '카페 창업'이라는 국민 아이템이 브랜드 수 기준으로 확실한 감소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④ 이미 다 나갔다 (정리 종료) 마라, 탕후루, 하이볼 — 취소 건수조차 줄어드는 건 나갈 브랜드가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요거트는 이 칸에 넣기 어렵습니다. 신규 등록은 1,000건당 1.2로 사실상 닫혔지만 2026년 취소는 오히려 늘었고(3건), 그중 하나가 매장 650여 개인 요아정의 배달 전문 정보공개서 자진취소입니다. 품목이 사라진 게 아니라 창업 모델이 배달형에서 카페형으로 교체되는 중입니다.
프차랭킹에서는 브랜드별 매장 수와 창업비용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저희가 매달 직접 세는 브랜드별 실제 매장 수 증감 데이터로, 등록·취소보다 한 발 빠른 현장의 변화를 다루겠습니다.
집계 방법: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공고(2020.1~2026.7, 8,396건)를 프차랭킹이 월간 수집·집계. 브랜드 수명은 등록번호 앞 4자리(등록연도)와 취소 시점의 차이로 계산. 키워드 비교는 1,000건당 등장 횟수로 정규화. 2026년은 1~7월 공고분. 4월 취소 집중에 대한 해석(정기 변경등록 마감 시즌)은 데이터 패턴에 근거한 추정임.